
최근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두고 예상치 못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바로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가 해당 법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한국 시장 철수 가능성”이라는 표현까지 언급되면서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에서 큰 반향이 일었다.
“철수” 발언, 실제 의도는?
ECCK는 이후 해명을 통해 “철수”라는 표현은 실제 계획이 아닌, 법안이 통과될 경우를 최악을 가정한 예시였다고 밝혔다. 이는 ECCK 회원사들의 우려를 전하기 위한 상징적 표현이었으며, 핵심 쟁점은 따로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제 삼은 부분은 법안에 포함된 ‘사용자’ 정의의 확대였다. 사용자 개념이 모호해질 경우 법적 책임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져, 기업 경영에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CCK는 본래 9월 발간 예정인 백서에 이 같은 의견을 담을 예정이었고, 경총 등과의 논의 과정에서 비슷한 내용을 사전에 공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무진 간의 정보 교류가 있었던 것이지, ECCK가 독자적으로 먼저 입장을 낸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노란봉투법’이란 무엇인가?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조와 제3조를 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심은 간접고용 노동자(예: 하청업체 직원)에게도 원청이 교섭 및 책임의 주체가 되도록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 개인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해 민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이 법은 기존 대법원 판례나 사용자의 책임 범위와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로 재계와 일부 정치권에서 반발이 큰 상황이다.
노동계와 정치권의 강한 반발
이 같은 입장에 대해 노동계와 진보 성향 정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노동자 사이에서는 “여기서는 그래도 되니까”라는 말이 회자되었고, 웹툰 송곳 속 대사인 “한국에서는 법을 어겨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표현까지 다시 떠올랐다.
이는 유럽 기업들이 본국에서는 엄격한 노동 기준을 따르면서도, 한국에서는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과거와 충돌하는 유럽연합의 메시지
아이러니하게도, 몇 해 전 유럽연합(EU)은 한국이 노동 관련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았다며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절차에 들어간 바 있다.
당시 EU는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을 존중하라고 한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했고, 이에 한국은 노동조합법 개정을 통해 대응했다.
그런데 지금은 같은 유럽계 기업들이 이 법안의 통과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책 일관성과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에 대해 언급하며, ECCK와 조속히 대화를 나누겠다고 밝혔다.
ECCK의 회원사 구성과 영향력
ECCK는 현재 한국에 진출해 있는 유럽계 기업 400여 곳이 소속되어 있는 단체다.
회원사로는 이케아, BMW, 메르세데스-벤츠, 필립스, 로레알, ING은행, 하이네켄 등이 있으며,
국내 대형 로펌과 회계법인인 김앤장, 태평양, 삼정, 삼일 등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ECCK 이사진에는 법무·세무 관련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어,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직으로 평가되고 있다.
회원사 입장은 모두 같을까?
ECCK는 모든 회원사가 동일한 의견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업종별로 노동법 개정에 대한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제조업과 유통업 등의 입장은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다수의 회원사에서 “사용자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계 기업의 반응은 더 조심스러워
한편, 같은 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도 법안이 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입장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그러나 ECCK처럼 “철수” 같은 극단적인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고,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는 점에서 대조적이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의 반대는 유럽계 기업들이 노동권 문제에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럽연합은 한국 정부에 ILO 협약 비준과 노동권 강화를 요구해왔지만, 정작 한국 내 법 개정에는 반대하고 있어 정책적 일관성이 결여되어 보인다. 노동권은 보편적인 인권으로, 유럽 기업들도 자국에서 적용하는 기준을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준수할 필요가 있다.
ECCK가 지적한 ‘사용자 정의 확대’에 따른 법적 불확실성은 제기할 수 있는 우려다. 다만, 이는 구체적인 입법 과정에서 조정할 수 있는 문제이며, 법안 전체를 반대하는 방식보다는 합리적인 제안과 협의를 통해 개선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계 기업들도 한국의 제도와 기준 안에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신뢰와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는 방향이다.
[단독] 유럽상의 “한국 철수는 최악 가정일 뿐…노란봉투법 입장, 경총서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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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반대 진영의 ‘선두’에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CK)가 등장하자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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